
배반 / 송은희
꽃으로 집을 지었다.
한 리어카, 두 리어카...
땀방울이 맺혀도 즐거웠다.
나비와 벌을 위해 창문도 만들었다.
레이스로 된 커튼도 달았다.
바람에 나풀대는 모습이 귀여웠다.
하트모양 식탁 위엔
상큼한 과일과 촛대를 준비했다.
꽃은 필요 없어.
내가 꽃이니까...
바람이 불어 온다.
한 장, 두 장...
꽃잎은 날아가 버리고
빗방울까지 들이친다.
그래.
식어 버린 가슴까지
실컷 적셔 버리자.
처음부터
꽃으로 집을 짓는 게
아니었어...
2007 . 5 월에... by como
Till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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