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수필,일상
올가미
vcomo
2008. 9. 18. 17:49
올가미 / como
느슨해진 삶을
정돈하려고
올가미를 만들었다.
예쁘게 만들어서
두고두고 보려 했다.
외출할 땐 목에도 걸어보고.
녹색 그리움에
파스텔톤 사랑을
아름답게 칠하려 했다.
어느 날
올가미는 풍선이 되었다.
바람을 타고 두둥실 떠올랐다.
하늘을 훨훨 날고 싶었는데
무게를 지탱 못 한
풍선은 터져 버렸다.
파편조차 찾을 수 없는
흩어진 꿈.
올가미는
사랑도
목걸이도 될 수 없었다.
덩그마니 걸려있는
초라한 올가미.
풀어 버리기 싫은
영원한 올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