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제목이 'Twenty years ago'
갑자기~`옛날 생각이 나네요.ㅋㅋ
남편과 데이트하던 시절..
남편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태워주곤 했었죠.
그니까..벌써..28년전의 일이네요.
그때..청계천의 버스정류장 뒷편에는
생맥주집이 많았어요.
주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과 '골뱅이'가 안주였던...
명동에서 '삼치백반'으로 저녁을 먹고(절대 비싼 거 안 사줬음..)
조금 걷다가...ㅎㅎ
버스를 기다리는데...
남편이 갑자기 뒷골목의 생맥주집으로 들어가는 거에요.
그러더니 .. 저 한테..
"치킨 먹을래?"
먹구 싶었지만...별로 친해지지도 않은 사이라서..
"아~~뇨~~'
남편 기다렸다는 듯
"아줌마~~여기 500 하나 하고..땅콩 하나 주세요."
기막혀...
삼각형 비닐에 담은 땅콩안주에다가
맥주 500cc를 자기만 벌컥벌컥 마시는 거에요.
당연히..저는 맥주를 못 먹는 여자로 착각한 거죠.
그날..집으로 돌아와서 엄마한테 고자질하고..
전 헤어지려 했답니다.
오빠 친구였기에..그래도 엄마한테는 알려야 겠더라구요.
저렇게 쪼잔하고..봉건적인 남자랑 어떻게 평생을 살겠습니까?
자초지종을 들으신 우리 엄마.
"★★이 진짜~~진국이다~ 남자가 허풍대풍 기분이나 내고 다니면...
네 뇬 성질에 살지도 못 한당~~"
어쨌거나..헤어지지도 못하고..
근 30년을 살고 있답니다.ㅋㅋ
우리 남편
지금도 그때 '300원짜리 삼각형 땅콩' 얘기만 하면..
뒤집어 진답니다.
참...부부의 인연은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게 맞는가 봐요.
그 시절..
한 접시에 3만원짜리 과일안주 사주던 남자랑 헤어지고..
3백원짜리 땅콩안주 혼자 먹는 남자랑 부부가 될 줄이야~~
ㅋㅋ
지금도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맥주안주는 땅콩이랍니다.
이젠..맥주 주량은 꼬모가 이기지만...
남편의 근면함과 성실 앞에서는
마냥 철없는 애기 같은 꼬모랍니다.
그래서...행복하답니다.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