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았을 때
제가 즐겨 찾던 곳이 있습니다.
동대문의 원단시장,
새로 나온 원단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의류회사나 의상실에서 쓰고 남은 자투리원단을 파는 곳.
잘 고르면 정말 좋은 수입 원단을 싸게 살 수 있어서 자주 들르던 원단골목.
제 삶의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었답니다.
그곳에 가면, 또 하나의 세상이 펼쳐지지요.
이른 아침부터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
진실된 삶의 모습에 숙연해지곤 한답니다.
대를 잇는 직업이라 얼굴들은 거의 바뀌질 않는답니다.
오늘은 그곳의 인연들을 만나러 갈 거예요.
서울에서 친구모임도 있고, 친정엄마도 찾아 뵈야하고...
겸사 겸사.
살아 기면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인연들.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정이 흠뻑 들어 버리고...
헤어질땐 아쉬워하고...
제가 당신을 만난 것도 우연은 아닌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