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눈 뜨면 즐겨 찾던 블랙커피
남편 없인 살아도
커피 없인 못 살 줄 알았는데
점점 멀어져간다.
아침이면
거울 앞에 한참을 머물렀다.
잡티 하나 내보이기 싫은 결벽
귀찮게 느껴진다.
봐 주는 사람 없어서일까?
집 앞 구멍가게 갈 때에도
옷매무새 가다듬었다.
흐트러진 모습 보이기 싫어서
이제는 시장에 갈 때에도
슬리퍼에 고무줄 치마.
나를 조여왔던
위선,교만,집착.
벗어나고 싶다.
자유롭고 싶다.
한 장의 종이처럼
가볍게 살고 싶다.
언젠가는
흔적없이 녹아버릴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