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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수필,일상

비밀

 

 

 

 

 

 

유리병 예쁘죠?

 

유리병을 보니

갑자기 웃기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30년도 넘었나 봅니다.

 

'미스 롯데'

 

MBC 방송국에서 주최했었어요.

 

제가 나가면 꼭 '미스 롯데'가

 될 줄 알았답니다.ㅋㅋ

 

약간 통통한 게 흠이긴 하지만

세상에서 제가 제일 예쁜 줄 알았거든요.

 

혼자서 미소 지으면서...

가명도 지어 놨었어요.

 '유리' 라고...

 

그때나 지금이나 이름은 잘 지어요.ㅋ~

 

자신만만하게 응시원서를 받으러 갔어요.

그때는 MBC경비실에서 원서교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경비아저씨가 조금 비웃는듯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거에요.

'어라~~ 얜 또 뭐야? 기막혀~!!'

하는 눈초리로...

 

 

현실 파악 바로바로 하는 저는

곰곰이 생각을 했답니다.

 

떨어졌을 때의 쪽팔림과 뒷감당.

한 시간쯤 생각하다가..

 

받아 온 응시원서는 휴지통에 던져 버리고..

 

지어 놨던 이름 '유리'는

지금까지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답니다.

 

유리병을 보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그해 '미스 롯데'는 '원미경'

 

안 나가길 잘했죠?ㅎㅎ

 

옛날이나 지금이나

저의 착각은 물불을 안 가린답니다.

 

 

제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네요.

 

챙피해서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았던

비밀이랍니다.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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