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러 나갔다가
바가지 가득 알밤을 주웠어요.
이맘때면
언덕배기 위에 선 밤나무가 툭툭 선물을 주거든요.
알밤을 열심히 주워담으며 생각을 했어요.
저절로 튀어나온 알밤은 튼실하기가 그지없지만...
아직 벌어지기 싫은 입 다문 밤은
억지로 벌려서 꺼내보면 꼭 썩었거나 아니면...덜 여물었더라구요.
세상 이치도 마찬가지겠죠?
억지를 부려서 일을 꾸민다면..그릇되기 쉬울 것 같아요.
반쯤은 열어놓고 자연스레 걷는다면...
은근히 배어드는 기쁨이 배가 될 것 같더군요.
만족한 결과보다는
열심히 걸었던 시간에 감사하면서
이 가을도 걷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