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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수필,일상

* 더운 날의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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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운 날의 '수행'

 

 

지독한 폭염속에 잘들 지내세요?

제가 맞았던 예순번의 여름 중에 가장 으뜸이었어요.

혹독한 열기와 눅눅함과 처지는 느낌.

 

그럼에도 먼 길 마다않고

저를 찾아주시는 임들이 계시기에 더운 줄 모르고 바쁘고 행복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낮에는 에어컨 아래서 상담하지만,

저녁 무렵의 에어컨 바람은 무척 거부감이 느껴져요.

머리가 묵직한 게 목도 쉰듯하고...

 

이럴 땐 그냥 쉬기보다는, 무언가에 정신집중을 시켜줘야 활력소가 되기도 한답니다.

눅눅한 더운 습기와 맞짱을 떠보자는 거죠.

 

일명 '수행'

제가 택한 '수행' 방법은 옷 만들기.ㅎ~

 

미칠 것 같은 인고(?)의 시간이 지난 후

찬물로 샤워하고, '냉커피'나 '캔맥주' 시원하게 들이키며 느끼는 청량감~.

 

온 세상 부러울 것 없답니다.

 

이 더운 여름날, 내 손끝에서 탄생한 결과물을 보면 뿌듯함이 배가 되죠.

한 여름밤 앤돌핀이 팍팍 솟는 생활 속 즐거움~~~^^~~

내일을 위한 충전이 되기도 한답니다.

 

인터넷 서핑하며, 만들고 싶었던 옷을 실행에 옮기는 거죠.

패턴 뜨고, 옷감 자르고, 심지 붙이고, 다름질 하고, 미싱 하고..

중간중간 입어보면서 size 수정하고...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지만,

시작할 땐 심란했던 작업과정이

나만의 옷으로 완성되는 순간의 뿌듯함은 정말 최고랍니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대충한 부분은,

끝내 마음에 걸리고, 급기야 다시 뜯어내야 하는 비극적인 번거로움이 따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만들었는데, 예기치 않은 상황의 발단으로

전혀 예상치 않았던 사람에게 그 옷이 가기도 한답니다.

 

성질이 좀 까탈스럽거나, 트집 잡기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에게 옷을 선물하려 할 땐

반드시 실이 엉키거나, 멀쩡했던 미싱이 에러가 나서 열기를 증폭시키기도 하죠..

 

인간사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옷 만드는 작업은 어쩌면 우리네 인생사와 흡사하게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네요.

 

정성 들인 만큼 거두고

쉽게 가려 하면 반드시 다시 돌아가야 하고

임자는 따로 있고

 

제 사주팔자 속 글자의 성향은

거두고, 마무리 짓고, 저장하는 습성이 무척 강하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이 더운 날에도 시원한 곳을 찾는 것 보다는, 

방콕하며 손님들과 상담하고,

일이 끝난 여분의 시간에는 옷감을 자르기도 하고,

혹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기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즐겨합니다.

 

참.....팔자 도망은 못 하나 봅니다.

 

"임들의 성향은 어떠하신지요?

마지막 남은 여름 시간도 팔자 꼴대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최근 수행한 원피스 올려봅니다.

 

 

宋 修 源

 

 

 

 인견 쉬폰 2마.

 주름 인견지 4/ 1마.

 

 입은 것 같지 않아, 너무 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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