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 송은희
8년 전에 만들어 입은 원피스
아무런 장식도 없고,
지퍼조차도 없는
머리통만 집어넣으면 입혀지는 옷
아주 간단한 원피스랍니다.
입고나면 너무 편한 옷
날씬해 보이기까지 해서
마음에 쏙 드는 원피스랍니다.
오븐 앞에서 일할 땐 시원한 작업복으로
싹 다려서 카디건만 걸치면 우아한 외출복으로
백화점에 걸려있는
몇 십만 원짜리 옷과도 바꿀 수 없는 옷
그런데 하도 빨아서 구멍이 나버렸습니다.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바느질 선을 따라 오렸습니다.
새천 위에 올려놓고 그대로 자르니
옆선만 박으면 원피스 완성!
내일부턴 다시 편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정말 쓸모 있고, 사랑스런 원피스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쓸모있고, 사랑스런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