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송은희
결혼 전 시댁에 첫인사 가던 날
마을 입구 플라타너스 길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길로 걸어가면 행복할 것 같았다.
그 길에서 만나서 26년 동안 존경하고 사랑했던
시아버님과 며칠 전 이별을 했다.
노환으로 편찮으셨기에
잡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보내 드려야만 했다.
딸처럼 아껴주시고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아버님!
제가 해 드리는 음식은 뭐든지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던 아버님!
너무도 자상하시고 사랑이 많으셨던 아버님!
아버님께선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않으셨기에
며느리인 제가 그 안에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제가 걷는 길에서
자식으로 만나는 인연에게
저도 빗장을 채우지 않겠습니다.
아버님! 정말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