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송은희
후두둑! 후두둑!
봄비가 잠을 깨운다.
올해는 유난히 재촉을 한다.
창문을 열어보니
신통한 봄비가
제 할 일을 야무지게 해 놓았다.
장 담그라고
항아리 깨끗이 씻어놓고
어린싹 나오라고
마당의 돌 틈을 방긋방긋 열어 놓았다.
그러고 보니,
나뭇가지 끝까지 걸레질도 해 놓았다.
새벽부터 부산을 떨더니
온 동네를 말끔히 치워놓았다.
잠꾸러기 아줌마
소리없이 커튼을 빨고 있다.
봄비한테 너무 미안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