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량 0 kg / 송은희
십수 년 전부터 감량 2kg 이 목표였다.
결코, 게을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내 몸무게는 요지부동이다.
친구들은 큰일(예를 들자면 喪) 한 번 치르고 나면 4~5kg은 기본으로 빠진다던데...
어떠한 슬픔이 몰려와도 내 몸은 끄떡하질 않는다.
'2kg만 날씬했어도 이러고 있진 않을텐데...'
조금이라도 핼쑥해 보이는 게 소원이었다.
그러나 그 꿈을 저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피부상태가 심상치 않다.
이 상태에서 수분과 단백질이 2kg 이 빠져나가면...
아마도 10년은 더 나이 들어 보일 것이다.
지금 나이도 만만치 않은데...
조금 뚱뚱한 편이 나을 것 같다.
다이어트도 젊고 싱싱할 때 해야 한다는 걸 실감한다.
뇌리에 항상 자리했던 억압감에서 벗어났다.
난 이제 뺄 살이 없다.
마음 편히 생활하면 된다.
그런데 어찌 좀, 유쾌하지가 않다.
남의 자식을 떠맡은 기분이다.
내 자식 심심할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