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피는 꽃 / 송은희
보일러실 문 앞에
민들레가 피었다.
언 땅을 헤집고
앙증맞게 웃고 있다.
보는 마음
너무 아파
눈물이 난다.
친구도 하나 없고
두 뺨을 스치는
바람이 이리도 찬데
왜 지금 왔니?
현관 앞에 피었으면
사랑이나 받을 텐데
아무도 오지 않는 좁은 틈새로
누굴 위해 웃고 있니?
애처로운 네 모습
이 밤도 무사할지
잠이 오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