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장 맛 / 송은희
도시에 살았을 때는
진정한 장 맛을 몰랐어요.
시어머니께서 조금, 친정어머니께서 조금, 마트에서 조금씩
신세 지며 먹었던 장 맛은 그냥 그랬어요.
물 좋고, 공기 좋고, 햇볕 좋은 이곳에서
난생 처음 담근 고추장!
멸치 서너 마리 뿌셔 넣고, 두부 한 모 뚝뚝 썰고,
파, 마늘 송송 썰어 보글보글 끓였더니
"정말 맛있다!"
남편과 아들은 감탄사를 내뿜고
고추장 찌게는 바닥이 나버렸습니다.
커다란 항아리 속에서는
간장과 된장도 익어 가고 있답니다.
장독 뚜껑을 열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아요.
진정한 장 맛을 느끼시려면
시골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