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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수필,일상

속 깊은 말썽꾸러기

 

 

 

 

 

한 공장 제품이 이리도 다를까?

말썽 한 번 부리지 않는 작은아들에 비해

 

우리 큰아들은 잔잔한 가정에 가끔씩 돌을 던진다.

아마도 식구들 심심할까 봐 그런가 보다.

군대에 갔다 오면 철이 들까?

 

독한 마음으로 입대시키고

한 이틀 지났을까?

벨을 누르는 소리에 나가보니

"저~~이게 왔는데요...."

우체부 아저씨의 동정 어린 표정.                                             

 

 

군에 간 아들의 옷이 온 것이다.

선배들의 말을 들어 익히 알고 있다.

아들의 옷이 오는 날은 대성통곡하는 날이라는 걸...

 

"아! 이제부터 울어야 하는 것인가!"

 

옷 상자를 여는 순간

눈물 대신 나는 웃고 말았다.

상자뚜껑 안쪽에 살짝 붙여 놓은 노란 메모지.

 

"여기다 편지 쓰는거 반칙인데 몰래 쓰는 거야.

그래서 길게 못 써.

엄마! 나 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응?"

 

훈련 중에도 꾀를 짜낸 아들.

엄마가 울까 봐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다.

 

미워할 수 없는 속 깊은 말썽꾸러기다!

 

 

 

                     

2003 년  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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