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바디'가 하나 있다.
옷을 만들어서 입혀 보기도 하지만
바디 위에 직접 천을 올려놓고 패턴을 뜨기도 한다.
입체적인 패턴을 요하는 옷을 만들 때 쓰이는 방법이다.
의상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자기체형의 바디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바디는 허리에 두툼한 붕대를 감고 있다.
바디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디스크가 걸린 것도 아닌데...
내 체형 탓이다.
다른 부분에 비해, 허리가 유난히 굵은 것이다.
꽃띠 시절에도 S 라인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H 라인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나마,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배부분만 유독 통통해진다.
한마디로 말해서 내 몸은 D 라인인 것이다.
오늘도
샤워하고 나오는 내게 남편이 한마디 던진다.
"어째 �보다 배가 더 나왔냐?"
기가 막히다.
"아저씨! 아저씨 몸매도 만만치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