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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수필,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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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형 나에게는 '바디'가 하나 있다. 옷을 만들어서 입혀 보기도 하지만 바디 위에 직접 천을 올려놓고 패턴을 뜨기도 한다. 입체적인 패턴을 요하는 옷을 만들 때 쓰이는 방법이다. 의상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자기체형의 바디가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바디는 허리에 두툼한 붕대를 감고 있다. 바..
반란 반란 / 송은희 내 몸이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애 낳을 때 빼고는 병원을 모르고 살던 나. 얼마 전 찾은 치과에서 무서운 말을 들었다. 어금니 뿌리가 드러누웠단다. 방치 할 경우의 치명타는 끔찍했다. 더 나이 들면 교정도 안 된단다. 남들은 에뻐지려고 교정을 하건만 나는 오래오래 많이 먹으려..
꼼장어 날씨도 꿀꿀하고 황사 때문에 손님도 없고... 남편과 읍내의 꼼장어집을 찾았다. 일단 콩나물 국으로 목을 적시고, 숯불 위에서 맛있게 구워지는 꼼장어. 계란찜도 시켰다. 소주 두 병을 남편과 사이좋게 나눠 먹고... 집에서 쫄쫄 굶고있는 아들을 위하여 떡볶이와 김밥 두 줄을 포장했다. 김밥도 분명 ..
남편의 선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블로거 생활. 아침마다 조금씩 방문객이 늘어간다. 삶의 엔돌핀이 팍팍 솟는 반면 새로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배제할 수 없다. 시간만 나면 컴앞에 매달려 있는 나에 대해 남편의 시선이 고을리 없겠지? 내팽개쳐 놓은 빨래를 정리하던 남편! 볼멘소리를 내 뱉는다. "..
인생 아침 일찍 서둘러 어머님께 다녀왔다. 가끔씩 반찬을 만들어 갖다 드린다. 혼자 드시는 음식이라 이것저것 조금씩 준비한다. 오늘의 메인은 잡채와 샐러드 그리고 닭 강정이었다. 노인정 친구분들과 함께 드시라고 약간 넉넉히 준비했다. 사시던 곳이 편하시다고 혼자 생활하시는 어머니가 늘 마음에 ..
속 깊은 말썽꾸러기 한 공장 제품이 이리도 다를까? 말썽 한 번 부리지 않는 작은아들에 비해 우리 큰아들은 잔잔한 가정에 가끔씩 돌을 던진다. 아마도 식구들 심심할까 봐 그런가 보다. 군대에 갔다 오면 철이 들까? 독한 마음으로 입대시키고 한 이틀 지났을까? 벨을 누르는 소리에 나가보니 "저~~이게 왔는데요...." 우체..
애인 가끔 우리 집을 찾아 주는 은밀한 사이(?)의 연인이 왔다. 저들은 항상 카레 돈까스에 와인을 마신다. 여자는 엄청 小食을 한다. 우리 집 돈까스는 두 덩이가 일 인분인데, 올 적마다 한 덩이만 달라고 부탁을 한다. 어느 식당을 가건 주는 대로 다 먹어치우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애인이 있..
진정한 장 맛 진정한 장 맛 / 송은희 도시에 살았을 때는 진정한 장 맛을 몰랐어요. 시어머니께서 조금, 친정어머니께서 조금, 마트에서 조금씩 신세 지며 먹었던 장 맛은 그냥 그랬어요. 물 좋고, 공기 좋고, 햇볕 좋은 이곳에서 난생 처음 담근 고추장! 멸치 서너 마리 뿌셔 넣고, 두부 한 모 뚝뚝 썰고, 파, 마늘 송..